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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기본소득으로 ‘코로나 19’ 피해 수습될까?


정치권에서 재난 기본소득 논의가 뜨겁다.

여당인 민주당은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이재명 지사, 김경수 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 광역 단체장과 김부겸 의원, 정의당 등이 대구∙경북지역에 ‘재난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본소득이란 무엇일까?

기본소득은 남녀노소 연령에 상관없이, 모든 시민에게, 주기적으로 일정 금액의 생활비를 지급해 안정적 생활을 보장하자는 정책이다.

이미 복지제도가 잘 갖춰진 선진국에서는 사람들의 노동소득이 줄어들자 모든 사람의 존엄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일을 하건 안하건 돈을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IT 기업가들 가운데서도 로봇과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소득은 시대적 과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경기를 살리고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의 소득을 보장하자고 하는 기본소득은 사실 일회성 현금 복지에 가깝다.

일회성 현금 복지란, 사람들에게 현금을 나눠주더라도 일정 기간 동안, 긴급하게 생계가 곤란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코로나 19’ 바이러스 피해가 심각한 일부 지역 주민들이 대규모로 휴직이나 실직, 매출 하락으로 생계유지가 곤란한 상황이라면 검토해볼만한 정책인 것이다.

여기서 그렇다면 왜 이걸 기본소득이라 주장하려는 걸까.

일회성 현금 복지는 ‘선별’ 복지로 기존 복지 대상자들에 더해 생계가 곤란한 사람들이 어느 정도 있는지, 규모 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만큼 행정력이 투입되고 시간도 걸린다는 것. 비상한 재난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이 더 과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견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선별복지에 대립하는 보편복지라는 말을 쓰지 않는 것일까.

첫째로 선별/보편 논쟁을 거치면서 보수세력을 제외하고 보편복지에 관한 정치권의 일정한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보편복지라는 큰 틀 안에서 복지국가체제로 가느냐 보편적 기본소득을 추구하느냐의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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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시행국가 / 한겨레 신문

두번째로는 복지라는 말이 갖고 있는 ‘노동하는 인간’이라는 암묵적인 전제 때문이다. 복지의 대상은 노동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노동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기여했거나 기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소득을 이전하는 것이 복지의 개념이다. 하지만 기본소득론자들은 현재와 닥쳐올 미래가 이런 ‘노동할 수 없는 상황’이 일반화된 사회라는 것이고, 노동은 기계가 맡는 대신 그 생산력으로 인간의 창의력과 감성을 더 잘 사용하는 방향으로 바꾸자는 입장이다. 따라서 기본소득론자들은 정치적 지향점이 보수에서 진보에 걸쳐 있을 만큼 다채롭다.

기본소득을 제한적으로 실험해보고 싶은 기본소득론자들의 의지와 지자체의 정책을 홍보하고 싶은 욕구가 맞아 떨어진 경우가 바로 ‘재난 기본소득’이란 용어의 탄생배경이다.

여튼 현재 상황은 재난 수당이든 재난 기본소득이든 따질 형편이 아니다.

대규모 감염자가 분포한 특정지역의 경우 사람들의 생계는 물론이고 기업과 가계의 영업도 정지될 수밖에 없다. 폐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는 생계 곤란자에 대한 복지 문제가 아니라 경제 기반의 붕괴를 막는 차원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의료 인력과 장비에 대한 추가 예산을 편성한 것과 함께, 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예산 또한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도 상당하다. 생계가 힘든 사람과 장사가 안되는 소상공인들에게 돈을 빌려 쓰라는 정책만 나열되어 있고, 자동차 소비세 인하와 같은 긴급하지 않은 내수 활성화 정책만 들어 있다는 지적이다.

아직 한국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평가는 진지하게 이루어진 적은 없다. 현금으로 지급하는 선별적 복지를 두고 일각에서 기본소득 실험이라 말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도움이 필요한 현장에 우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할 때다.


곽 윤주

Novice

정치 큐레이터 / 자유기고가 / 정치권 소식을 풍부한 맥락으로 소개합니다. / yjguack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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